<빵 와인 초콜릿>이라는 책이 나왔다.
인도계 미국 언론인이자 연구자로 일하는 심란 세티가 썼다.
빵과 와인, 초콜릿, 커피, 맥주의 맛과 풍미를 알아보고 여기에 얽힌 이야기를 찾아
세계각지를 다니며 만난 많은 사람과의 대화와 공부를 쓴 기록이다.
지난해 스미소니언이 선정한 미국 음식분야 최고의 책이라고 한다.
앞서 언급한 음식의 역사와 진정한 맛, 즐기는 법, 그리고 풍미를 잃어가는
위기의 원인 등을 두루두루 살피고
있으니 재미있고 쉽게 읽을만하다.
이 책에서 충격받은 부분이 있다.
뭐 대단한건 아닌데 내가 알던 상식과 완전히 다른 부분들을 발견해서다.
맥주관련 장에서 맥주를 제대로 맛보는 법을 소개하고 있다.
다들 참고해 보시길.
1. 유리잔을 얼리면 좋다는 케케묵은 생각은 오히려 맛을 제대로 보지 못하게 한다.
물이 얼기 때문이다.
2. 특제 맥주의 온도는 섭씨 3도에서 13도 사이여야 한다.
강한 맥주가 약한 맥주보다 온도가 높아야 하고, 진한 맥주가 가벼운 맥주보다
온도가 높아야 한다.
3. 어떤 맥주에나 좋은 유리잔은 튤립모양의 맥주잔이다. 큰 와인잔도 좋다.
이것은 거품을 모으고 맥주에서 퍼지는 휘발성 있는 아로마도 붙잡는다.
4. 고전적 원통형 잔은 차선책이다.
5. 최악의 선택은 맥주에 잠재된 놀라운 향과 거품을 모두 캔이나 병에 가둬두는 것이다.
맥주를 잔에 따라라. 플라스틱 컵이라도 좋다. 그렇게만 해도 맛이 좋아진다.
6. 잔을 기울여 따르는 것은 잘못된 방법이다.
7. 맛보기 직전에 잔 중앙에 따라야 한다.
천천히 거품이 가라앉기를 기다렸다가 다시 부어라.
8. 잔을 3분의 1쯤 채워라.
그래서 거품과 휘발성 있는 아로마를 위한 공간을 남겨라.
어떤가. 우리가 알던 것과는 완전히 다르다.
500CC잔을 얼려서 달라했고 넘칠까봐 기울여서 따랐다.
하긴 저런걸 알았다 한들 무슨 소용이 있었겠나 싶다.
허구헌날 폭탄주로 말아 마시고 있으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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