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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토크

방송인 김제동 그의 지난 8년

by 신사임당 2018. 4. 16.

 

김제동씨의 라디오 방송 복귀를 맞아 오랜만에 인터뷰를 했다. 마이크 잡는 일에는 베테랑인 그가 데뷔 후 처음으로 라디오를 맡은 것이 계기가 됐다.

그는 일상성의 건강함을 몇차례 이야기하면서 평범한 우리 이웃들, 하루하루 자신의 삶을 일궈가는 주변의 많은 사람들의 삶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고 했다.

 

그들은 실패했고 나는 피해자가 아니다

 

절정의 인기를 구가하던 그는 의도치 않게, 지난 오랜 시간 동안 우여곡절을 겪었다. 

그는 가끔 그런 생각이 든다고 했다. 내가 어떻게 이런 길로 오게 됐을까. 다시 되돌아간다면 어떤 선택을 했을까 하고 말이다.

내가 그를 처음 만난 것은 2009년 가을이었다. 전년도에는 신임 대통령 취임식에 사회를 보고 그 다음해에는 전임  대통령의 노제 사회를 보면서 공인된 전문 MC로 이름을 날리던 그였다. 

<스타골든벨>이라는, 한창 잘나가는 프로그램을 진행하던 그는 어느날 갑자기 하차 통보를 받았다. 담당 피디가 미안해 죽겠다는 음성으로 그에게 이야기를 했고, 그렇게 뜬금없이 통보를 받은 그 며칠 후 나는 그를 만났다. 

그때 그는 황당한 듯 착잡한 듯 씁쓸한 듯 만감이 교차하는 표정이었다. 하지만 그는 담담했다. 그리고 자신의 행동에 잘못이 있거나 후회할만한 것은 아니라면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하겠다고 했다.

 

 김제동 스타골든벨 하차

 

상식의 문제 아닌가요. 그는 상식의 잣대로 판단하고 행동하는 것이 왜 문제가 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좌파니 우파니 이런 논란이 이는 가운데 그는 "나는 좌도 우도 모르겠고 그냥 상식파일 뿐"이라고 했다.

 

이후 그는 사회적 약자가 고통받는 현장에서 지극히 상식적이고, 인간적인 이야기를 했다. 쌍용차 노동자들을 잊지말자며 '누구나 약자가 될 수 있다'고 말했는데 이 발언은 그가 소셜테이너로 각인된 계기가 되었다. 이후에 그는 여러차례 이야기를 했다. "도대체 이 지극히 상식적이고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말이 왜 정치적인 발언인지 모르겠다"고. 이 당연한 말이, 인간으로서의 당연한 도리가 왜 얼토당토 않은 정치적 공방에 휘말리는지, 사람의 진심을 짓이기는건지 이해가 안됐다. 그리고 안타까운건 그런 현상이 갈수록 심해져 왔다는 것이다.

 

학창시절이나 데뷔 초창기에도 그는 사회문제에 크게 관심을 갖는 스타일은 아니었다고 했다. 학창시절엔 까불거리고 공부에는 큰 관심 없는, 대신 재치있고 순발력 있는 말재주로 좌중을 사로잡았다. 그는 "전문대를 의대처럼 다녔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했는데, 11년간 학교에 적을 두고 공부 보다는 야구장 장내 아나운서, 지방 방송국 리포터, 레크리에션 진행 등 다양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대중들을 만나고 현장에서 감각을 익혔다. 그렇게 현장에서 단련된 그는 방송에서 마이크를 빼앗겼지만 그대로 있지 않았다.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은 마이크를 잡는 것 뿐이라던 그는 방송 대신 현장에서 대중들을 만나기로 했다. 그렇게 해서 나온 것이 '토크 콘서트'였다.

 

김제동 첫 토크콘서트

 

대학로의 소극장에서 시작한 이 토크 콘서트는 이내 매진이 됐고 화제가 됐다. 전국적으로 소문이 나면서 그는 첫 해부터 전국투어에 나섰다. 말로 사람들을 웃기고 진심으로 울리면서 그는 2시간 남짓한 시간을 알차게 꾸몄다. 매번 나오는 게스트의 면면도 화려했다.

 

토크 콘서트를 성공적으로 런칭한 뒤 또 하나의 '역작'이 탄생한다. 내 입으로 말 하는 건 좀 낯간지러운 면도 없지 않지만 2010년 경향신문과 김제동이 함께 한 인터뷰 시리즈 '김제동의 똑똑똑'이다. 그가 화제의 인물을 만나 진솔한 이야기를 나누는 이 인터뷰는 3년 가까이 진행됐는데 당시에도 큰 인기를 얻었고 이후 책으로 묶여 나오면서 이 책 역시 베스트셀러가 됐다. 나는 이 때 김제동씨와 함께 다니며 인터뷰를 정리했다. 일종의 '시다바리'였던 셈인데, 아무튼 지금도 생생하게 생각나는 좋은 만남들이 많았다. 그때 만났던 분들 중에서 대통령, 서울시장이 되신 분도 있고 돌아가신 분도 있다. 여전히 열정적으로 멋지게 사는 분이 있는가 하면, 기대와 열망을 한 몸에 받다 나락으로 떨어진 분들도, 큰 실망을 안겨준 분들도 있다.  

아래는 그때의 주요 인터뷰들을 링크한 것이다.

 

김제동의 똑똑똑 /노무현재단 이사장 문재인

 

김제동의 똑똑똑/ 카이스트 정재승 교수

 

김제동의 똑똑똑/ 성악가 조수미

 

김제동의 똑똑똑/ 가수 이효리

 

김제동의 똑똑똑/ 신영복 교수

신영복 선생님을 뵈었을 때가 2011년이다. 이 때만 해도 건강해 보이셨는데 5년 뒤 돌아가셨다. ㅠㅠ

 

김제동의 똑똑똑/ 영화배우 황정민

 

김제동의 똑똑똑/ 컴퓨터 의사 안철수 시골의사 박경철

 

김제동의 똑똑똑/ 나영석PD